본문 바로가기

Quotation/책

(6)
개인주의자 선언 - 아직, 독립하지 못한 당신에게 독립하셨나요? 독립운동가는 왜 해방운동가가 아니라 독립운동가로 불릴까요? 독립은 단순히 따로 떨어져나오는 혼자 있는 게 아니라 혼자서 결정을 내릴 힘과 권리를 포함하는 말입니다. 독립운동가는 우리가 일제에서 해방되는 것에서 나아가, 우리나라가 우리 스스로 국가대소사를 결정 내릴 힘과 권리를 되찾기를 바랬던 것이죠. 거창한 국가 얘기 말고 당신에 대한 얘기를 해봅시다. 당신은 한 명의 개인으로서 독립하셨나요? 어떤 일이든 스스로 결정을 내릴 힘과 권리를 갖고 계신가요, 아니면 남 앞에서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게 주저되고, 또 하고 싶은 걸 할 때 남 눈치를 보시나요? 이 글은 아직 독립하지 못한 모든 분들을 위한 글입니다. 당신에겐 당신만의 영역이 있나요? 리버티(liberty). 자유로 번역되는 이 말은..
논어 - 환상 속의 그대 우리가 가진 ‘유교적’이라는 개념이 본래 공자의 사상과는 굉장히 거리가 멀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은 적이 있다. 그러나 ‘유교적’인 것들을 비판하고 지워내려는 시도 속에서도 이 책, 는 꾸준히 읽히고 또 많은 사람들에게 깨달음을 주고 있다. 책을 읽은 후 나는 그 이유를 우리의 ‘유교적’ 개념이 (착각과 왜곡으로 뒤덮여 있음은 차치하고서라도) 그저 유교로부터 나올 수 있었던 하나의 문화, 하나의 규범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의 대화, 그들의 생각은 어떠한 양식이나 규범에 구애되지 않는 근원적인 것이었다. 유교는 우리가 과거 따랐던 ‘유교적’이란 개념에 의해 규정될 수 없다. 그들의 지혜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품고 우리 앞에 놓여있다. 그래서 나는 하나의 가능성으로써, 유교의 뿌리에 위치한 를 해석해..
4천원 인생 - 우리가 사람이 되기 위해선 사람의 눈길을 해야한다 무엇이 그들을 배경으로 밀어넣었나 의 주제의식은 간단하고 명료하다. 빈곤 노동문제를 이야기하기 전에 빈곤노동을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여태 실로 다양한 접근으로 우리는 노동문제와 관련된 무수한 데이터와 사례들을 살펴보고 현재의 제도를 분석해왔다. 그러나 어디서부터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은 항상 공허한 외침에 그쳤다. 저자는 그것이 스스로 문제를 알기 이전에 느끼지 못한 데에 그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다. 오로지 그 간단명료한 생각으로 저자는 비정규직 시장에 뛰어들어 그 귀퉁이에서 노동일기를 써내려갔다. 그리고 그 일기는 비정규직 노동문제를 ‘알고만’ 있던 많은 사람으로 하여금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그들의 삶을 체험하며 그들의 아픔을 느낀다면 괜찮은 것일까? 그러면 우리는 ..
덤불 속 - 다케히로의 눈빛 하나의 사건이라 할지라도, 그 사건에 대한 견해는 그 사건을 바라보는 사람의 수만큼이나 다양하다. 사람은 각자의 상황 속에서, 자신만의 가치관으로 사건을 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어떠한 사건에 대한 전말이 명확하게 밝혀지기 전까지 우리는 그 사건을 둘러싸고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그에 따라 다양한 의견을 내기도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떠한 점에 무게를 두고 그 사건을 바라볼 것인지 하는 것이다. 물론 각자의 견해가 그 자체로 의미 있을 수는 있지만, 근본적으로 그 목적은 ‘진실’에 다가가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그 사건의 본질이 어디에 있는지 꿰뚫어 보아야 한다. 어떠한 사건의 전말이 모두 밝혀지고 나면, 우리는 그 사건의 중심에 ‘돈’이나 ‘정신병’, 혹은 ‘감정’이 있었다는 것을 자연스레..
구토 - 그 틈 사이에서 가끔 내 학창시절을 돌이켜볼 때 신기한 것은 내가 스스로를 학생이라 생각한 적이 별로 없다는 사실이다. 그래서‘학생은 공부를 해야지.’ 같은 말을 들을 때면 내가 명백한 학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떨쳐낼 수 없는 괴리감에 몸서리를 쳤다. 나의 위치가 ‘나’라는 존재와 어긋나 있다는 생각은 날 떠나지 않았다. 지금도 누군가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물어올 때 만약 내가 '저는 경영학을 공부하는 24살 대학생입니다.'라고 말하면 나는 뭔가 틀려버린 느낌이 든다. 그보다 나는 잠들기 전 머리맡에 있는 시집과, 그 시집을 읽으며 끄적였던 짤막한 메모들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스스로를 소개한다. 그러나 그 조차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하지는 못했다. 그렇게‘나’라는 존재의 실체에 대한 물음을 품은 채 읽게 된 책이 였다. 주..
그 남자네 집 - 추억을 지킬 수 없다면 1. 내 머릿속 지도의 한가운데를 대동맥처럼 관통하던 안감내는 찾아지지 않았다. 그게 안 보이는데 무슨 수로 어디가 어딘지 분간을 한단 말인가. 안감내가 복개됐다는 건 진작부터 알고 있었을 것이다. 복개되었더라도 개천과 천변길을 합치면 팔차선 넓이쯤은 되는 대로로 남아있어야 했다. 80년대 초 처음으로 유럽여행을 가서 센강을 보고 애걔걔 그 유명한 센강이 겨우 안감내만 하네, 라고 생각할 정도로 내 기억 속의 안감내는 개천치고는 넓은 시냇물이었다. (중략) 나는 그놈의 목욕탕 때문에 그 넓지 않은 이면도로가 안감내를 복개한 길이라는 걸 믿을 수밖에 없었다. 내 머릿속 지도의 거리는 실재하는 거리가 아니라 다만 확보하고 싶은 거리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우리의 기억은 컴퓨터 기억장치처럼 작동하지 않는다...